우리의 손으로 만든 하루, 청소년 페스티벌
청소년 페스티벌은 무대 위에서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공연보다 먼저 시작된 것은 회의 테이블 앞에 둘러앉은 청소년들의 대화였습니다.
"이 공연, 어떤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요?"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처음엔 조심스럽게 던져진 질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의가 거듭될수록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점점 선명해졌습니다.
이번 FUNding으로 진행한 청소년 페스티벌은 청소년 기획단을 구성하는 그 순간부터, 청소년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공연의 전체 흐름과 일정, 무대 구성까지 모든 진행 사항을 기획단과 함께 논의하며 하나씩 정리해 나갔습니다.

홍보도, 주제도, 디자인도 우리가 직접
회의가 이어질수록 어른의 설명은 줄어들고, 청소년들의 아이디어가 하나둘씩 중심이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은 직접 손으로 카드뉴스를 디자인하며 공연을 홍보했고, 페스티벌의 주제를 정하고 포스터와 현수막, 순서지 디자인
까지 완성했습니다. 노트북 화면 앞에서 색감을 고민하고, 문구 하나하나를 다듬던 그 시간들.
이 과정은 단순한 준비를 넘어, 이 페스티벌이 '내가 만드는 일'이라는 감각을 만들어갔습니다.
"포스터랑 카드뉴스를 만들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완성된 결과물보다 더 의미 있었던 건, 청소년들이 이 페스티벌을 '참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점이었습니다.

공연 당일, 무대 위보다 바빴던 무대 뒤
공연 당일, 청소년들은 관객석이 아닌 무대 뒤에 더 오래 머물렀습니다.
무대 전환을 준비하고, 다음 공연팀을 안내하고, 공연 순서를 다시 확인하며 서로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헤드셋을 끼고 긴장한 표정으로 시간을 재는 청소년, 다음 팀에게 "긴장하지 마세요" 하며 웃어주는 청소년.
무대 뒤 풍경은 무대 위만큼이나 드라마틱했습니다.
"무대에 서는 것보다, 무대를 준비하는 게 더 떨렸어요."
누군가는 포토존에서 관객의 사진을 찍어주었고, 누군가는 영상과 음원을 재생하며 초 단위로 시간을 맞췄습니다.
무대 뒤는 생각보다 훨씬 분주했습니다. 작은 타이밍 하나에도 공연 전체가 영향을 받는 자리였으니까요.
"타이밍이 조금만 틀어져도 공연에 영향이 가서 계속 시간과 순서를 확인해야 했어요. 손에 땀이 났어요."
그날의 무대는 그렇게, 청소년들의 손을 거쳐 한 장면씩 이어졌습니다.

무대 위와 무대 뒤를 모두 경험하며
이번 페스티벌에서 일부 청소년들은 기획단 역할뿐만 아니라 공연자로도 무대에 올랐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조명을 받으며 긴장과 떨림 속에서 자신의 순서를 마주했고, 무대 뒤에서는 공연 전체의 흐름을 책임졌습니다.
두 자리를 모두 경험하며, 청소년들은 공연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무대 위랑 무대 뒤가 서로 다 연결돼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누군가의 박수가 누군가의 준비 덕분이었다는 것도요."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청소년들은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게 보여서, 다음에는 더 잘해보고 싶어졌어요."

우리가 가장 바랐던 변화
이번 FUNding 캠페인으로 함께한 무대를 통해 우리가 가장 바랐던 변화는 분명했습니다.
청소년이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해보고, 주인으로 함께하는 경험.
어른들이 만들어 둔 공연에 그저 공연자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메시지로, 우리의 손으로 하나의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실행해 보는 것.
그 하루를 지나며 청소년들은 '참여한 사람'이 아니라 '함께 만든 사람'으로 그 자리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후원자에게 전하는 이야기
이번 청소년 페스티벌은 하루의 행사로 끝났지만,
그 하루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청소년들에게 오래 남을 경험이 되었습니다.
후원자님께서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고 함께해 주셨기에, 청소년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무대를 내려온 뒤까지 끝까지
책임져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의실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꺼냈던 순간, 직접 만든 포스터가 인쇄되어 나왔을 때의 설렘,
무대 뒤에서 땀을 쥐며 시간을 재던 긴장감, 그리고 모든 공연이 끝난 후 서로를 바라보며 나눴던 미소까지.
이 모든 장면의 한가운데에는 함께해 주신 후원자님이 계셨습니다.
함께해 주신 덕분에 청소년들은 한 번 더 시도해 볼 수 있었고,
그 시도는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